강원도 양양군의 핵심 관광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던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2025년 현재까지도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환경 보전과 지역 개발이라는 상반된 가치가 충돌하며, 행정 혼선과 승인 지연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 글에서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추진 배경, 방치의 원인, 그리고 ESG 관점에서 필요한 대안을 짚어보며, 이 사업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정리해 봅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개발 배경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2010년대 초반, 양양군이 지역 관광 활성화와 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제안한 개발 사업입니다. 설악산 국립공원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견인한다는 취지로 추진된 이 사업은 약 440억 원의 예산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설악산 오색지구에서 끝청까지 연결되는 노선은 고령자, 장애인, 외국인 등 다양한 관광객에게 자연경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지역 상인들과 지자체, 강원도청 등이 협력하여 진행되었으며, 2016년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영향 검토, 행정 소송 등 다양한 문제들이 겹치며 진척이 멈췄고, 사업은 사실상 ‘표류’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오색케이블카는 지역 균형 발전, 고령 친화 관광, 지역 재생 사업 등과 맞물려 "정당한 개발인가, 무리한 추진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사업 방치의 주요 원인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수년째 방치된 가장 큰 이유는 환경단체와 행정당국 간의 갈등, 그리고 중앙정부의 승인 지연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환경부의 부동의, 설악산 생태계 보전 요구, 산양 서식지 보호 문제가 있습니다. 2019년 환경부는 생태계 영향 우려를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고, 양양군은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1심 판결에서는 양양군이 승소했지만, 이후 상급심에서 다시 환경부 측에 유리한 결정이 나며 혼란이 지속됐습니다. 또한, 문화재청과 국립공원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많고, 서로 다른 입장을 견지하는 구조는 정책 조율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행정 구조의 복잡성과 결정권의 분산은 사업이 수년간 아무런 진전 없이 멈춰 있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행정이 정책의 방향성과 목표를 명확히 하지 못한 점, 지속적인 소통 부족, 갈등 중재의 실패는 결과적으로 국민 세금과 지역 자원이 낭비되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역경제와 환경 사이의 정책적 대안
오색케이블카 사업 방치는 단순한 행정 실패 그 이상입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연 보존이라는 두 가치가 어떻게 충돌하고 조화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양양군은 이 사업을 통해 연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 유입과 관련 상권의 부흥을 기대했지만, 실현되지 못하면서 지역민들의 실망감도 커졌습니다. 특히 고령화가 심한 농촌 지역에서는 관광 인프라 부재가 생활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반면, 환경단체는 설악산의 자연성과 생물다양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지위를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케이블카 외 대안적 관광 모델의 제안, 예컨대 친환경 셔틀버스, AR·VR을 활용한 비접촉형 관광 콘텐츠 개발 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업을 다시 시작할 경우에도 철저한 주민 의견 수렴, 공청회, 중립적 생태조사 등을 병행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방치는 단순히 하나의 사업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행정과 환경, 지역 발전의 조율 실패를 상징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난 현실적 대안과 상생을 위한 공론화입니다. 강원도와 중앙정부, 시민단체가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입니다.